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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저리

[23년 3월 2주차 회고] 무질서 속에 들어가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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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무질서 속에서의 성장 - 사내 세미나 진행]

우리 회사에는 ‘알파그램’이라는 사내 세미나 문화가 있다. 세미나를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, 가볍게 알게 된 지식들을 동료들과 공유하자는 의미에서 ‘그램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. 하지만, 그동안 세미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따로 며칠 또는 몇 주씩 시간을 들여야 했다. 물론 이렇게 하면 퀄리티 높은 세미나를 준비할 수 있지만 준비 과정이 오래 걸려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.

그러다 회사 동료 한 분이 본인이 작업 중 알게 된 것들을 즉석으로 세미나를 열어 노션과 판서를 통해 팀원들과 공유하기 시작했다. 세미나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발표자료도 없이, 노션으로 정리된 내용을 핸드폰으로 보면서 강의를 진행했다. 발표자료가 없다고 내용이 부족하지 않았고, 오히려 쉽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더 자주 공유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. 몇 번의 이런 세미나를 경험하면서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고, 나도 다음에 이런 방식으로 세미나를 진행해야겠다고 결심했다.

이번 주에 나도 비슷한 방식으로 알파그램을 진행했다. 약 1시간 정도 준비했고, PPT도생략했다. 노션에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간단하게 기록해 두고, 사전 연습도 없이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을 채웠다. 기존에 공들여 준비했던 세미나보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했고, 훨씬 더 동기화가 잘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. 보통 이런 세미나를 다 하고 나면 기가 빨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, 이상하게 이번 세미나는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.

나는 계획이나 준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J 성향(MBTI)이다. 하지만, 나를 약간의 무질서 속에 던져놓고 어떻게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경험을 할수록 점점 내가 성장한다고 느낀다. 이번의 경험 역시 비슷한 측면에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 되었다.

 

[몰입의 순간]

이번주는 진짜 미친 듯이 일했다. 일주일 중 이틀은 밤 12시쯤 퇴근했고, 금요일은 새벽 2시에 퇴근했다. 육체적으로 제법 힘들었지만, 함께 퇴근하는 동료들과 ‘재밌다’는 얘기를 했다. 육체적으로는 힘든 게 사실이지만, 그 순간 진짜 ‘재밌다’는 생각을 했다.

단순히 많은 시간 일을 해서 재밌었다기보다는 몰입의 순간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. 동료들과 함께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고, 더 좋은 해결책을 고민했다.

나는 몰입하는 순간에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. 물론 항상 이럴 수는 없고 삶의 밸런스를 잘 찾아야 한다. 하지만, 때로는 정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🙂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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